중국, 미국 관세 보복으로 '희토류 수출 제한'…세계 공급망 흔들리나?
2025년 4월, 미중 간 무역 갈등이 다시 한 번 전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맞선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이라는 강경한 보복 조치에 나섰는데요, 이 조치는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첨단 기술과 자원 패권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희토류란?
‘희토류’란 주기율표에서 란탄족 15개 원소와 스칸듐, 이트륨을 포함한 총 17가지 금속 원소를 의미합니다. 이 원소들은 이름은 ‘희귀’하지만 실제로 지각에는 널리 퍼져 있습니다. 다만, 추출과 정제가 까다로워 상업적인 의미에서 ‘희귀’하다고 불리는 것이죠.
희토류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전기차 배터리, 풍력발전기, 반도체, 레이저, 미사일 유도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첨단 기술 산업에 꼭 필요한 소재입니다. 특히 디스프로슘, 네오디뮴,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이트륨 등은 고자기성, 내열성 등에서 뛰어나 전기차 모터 및 군수산업 핵심 부품에 쓰이죠.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70% 이상, 정제 능력은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사실상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을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희토류 수출 제한, 중국의 보복 조치
이번 조치는 미국이 2025년 4월 초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등 주요 수입품에 대해 최대 14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대응입니다. 중국 상무부는 이에 반발해 특정 희토류 품목 7종 및 희토류 자석류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고, 4월 12일부터 수출 허가제가 본격 시행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수출을 원하는 중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심사를 거쳐야 하며, 필요에 따라 전면 수출 금지까지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 독일, 한국 등 희토류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도 심각한 공급망 타격을 줄 수 있는 결정입니다.
희토류 수출 제한,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미국의 대응: 자원 안보 비상…대체 공급망 구축 박차
미국은 대응에 나섰습니다. 지난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도 추진했던 방향과 유사하 희토류 전략 비축량 확대와 함께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한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등으로 전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호주, 캐나다, 브라질, 우크라이나 등 희토류 매장량이 있는 국가와 공급 계약을 확대하고 있으며, 자국 내에서도 리사이클링 및 신규 채굴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체 수단은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렵고, 중국의 정제 기술력과 인프라를 따라잡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산업계에도 불똥…전기차·반도체·디스플레이 직격탄
한국 역시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희토류 수입 중 약 91%가 중국에서 공급되었고, 특히 전기차용 모터, OLED 디스플레이,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용 영구자석 모터에는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이 필수
OLED 디스플레이에는 테르븀, 이트륨이 주요 소재
레이저·센서 기술에는 가돌리늄, 유로퓸 등이 사용
만약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생산 차질, 부품 가격 상승, 수출 경쟁력 약화 등 연쇄적인 악영향이 우려됩니다.
국제사회 반응과 향후 전망
이번 중국의 조치는 희토류를 ‘경제 무기’로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중국의 결정이 세계무역기구(WTO)의 자유무역 규정 위반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 문제를 국제무역법적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무역 분쟁의 차원을 넘어서 기술 패권 경쟁과 자원 안보를 둘러싼 신냉전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각국은 리스크 분산을 위한 ‘탈중국 전략’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대응 과제
이처럼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는 전 세계 기술 산업의 핵심을 뒤흔드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한국도 다음과 같은 전략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 희토류 비축량 확대 및 관리 체계 개선
- 대체국 수입 다변화 (호주, 베트남, 인도, 아프리카 등)
- 국내 희토류 재활용 기술 강화
- 소재 국산화 및 R&D 투자 확대
- 외교적 협력을 통한 공급망 안정화
앞으로도 미중 간 무역전쟁은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으며, 첨단소재 확보를 둘러싼 ‘자원 안보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이네요.